저의 오르가슴 글을 읽어온 이들이라면 이런 표현을 자주 보셨을지 모르겠어요. 몽환적인 기분, 벼랑에서 발을 뗀 듯 아득하여 상대와 나의 경계가 사라지는 느낌.
 
한땐 이게 어떤 무리에 의해 '허언증'이거나 '오르가즘 중독'이라고 공격을 많이 받아서 위축되어서 꾸역꾸역 쓰면서도 쭈뼛쭈뼛했었어요. 아무튼, 근 1년을 그런 몰이해 속에서 글을 써왔습니다. 전 강철 멘탈이거든요. 기어코 쓰죠. 그게 진실이라면...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의무도 진실을 아는 자에게 있는 거니까요. 누군가가 어느 날 저와 같은 감각과 딱 맞닥뜨리면 '아? 이거구나! '하고 놓치지 않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도 싶었죠.
 
물론 이전에 읽은 여러 책에서도 나와 있었습니다. ‘오르가즘은 다리와 다리 사이에서가 아니라 귀와 귀 사이, 뇌에서 느낀다. 강렬한 오르가즘 시에 뇌에 마약과 유사한 물질들이 분비되어 황홀함을 경험한다는 건 알겠지만 그런데도 이런 붕 뜨는 듯한 몽환적인 기분을 경험할 때마다 여전히 의아하긴 했거든요.
 
엊그제 섹스에서도, 하물며 성기 삽입 전에 이런 상태에 중간중간 도달했고, 어떤 날은 피스톤 질 중에, 어떤 날은 절정에서, 어떤 날은 섹스가 다 끝난 후 상대의 사소한 자극에 몸이 급격히 녹아들며 혼미한 감각에 빠진 듯했습니다. '이상해... 이상해...' 늘 겪지만 늘 이상했죠. 아무튼, 오늘 읽은 책에서 이를 선명히 뒷받침할만한 부분을 발견해서 옮겨봅니다.
 
인간은 뇌의 두정엽의 도움을 받아 시각 정보를 공간 환경에 맞춰 정리한다고 합니다. 두정엽이 잠잠해지면 몸이 공간 내에서 자기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자기와 자기 아닌 대상을 구분하는 능력도 감소한다고 합니다.
 
더 주목할만한 건 이것입니다. 방사선학 교수 '앤드류 뉴버그'와 정신의학자 '유진 다킬리'는 그들의 저서를 통해, 명상의 극치와 성적 극치에서 공통적으로 두정엽이 잠잠해진다고 발표했습니다.
 
...기도나 명상으로 심오한 영적 합일감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경우 두정엽(parietal lobe) 라고 하는 뇌 부위가 잠잠해지는 걸 관찰했다.
 
두정엽은 감각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는 두정엽의 도움을 받아 시각 정보를 공간 환경에 맞춰 정리한다.
 
두정엽의 활성 상태가 미진하면 몸이 물리적 공간에서 자기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뉴버그와 다킬리에 따르면, 자기와 자기 아닌 대상을 구분하는 능력도 감소한다. 아마도 몇몇 사람들은 섹스 중에 시각 및 공간 정보의 맹폭 속에서 다소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두정엽의 잠잠해짐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거냐고요?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 이러한 궁극적 오르가즘이 뇌의 지각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보고도 같이 있습니다. 참, 신기하죠?
 
또한, 이런 깊고 몽환적인 오르가즘은 잠시나마 성욕과 식욕을 강력하게 날려 보냅니다. 물론 다시 차오르더라도요. 늘 다 타지 않는 응어리가 성기 속에 남은 것보단 한결 자유로울 지도요. 깊고 황홀한 오르가즘과 만나보세요.
 
방법이 뭐냐고 질문이 좀 있네요. 늘 말했는데... 음... 샥티님과 아더님이 늘 얘기하는 교감하는 소울 섹스와 질 깨워내기. 그리고 제가 찾아낸 방법, 질 내에서 쾌락 버튼을 찾아가며 질을 움직이게 하는 섹스, 이 정도가 제가 생각해온 솔루션이 되겠습니다. 물론 결론이야 또 변할 수 있지만요.